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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식 - '쾌자풍', '고타마'
확정된 신간 '쾌자풍'과 '고타마'에 대한 소식입니다.

일단 이전에 소식만 올리고 제목이 미정되었던 해냄 출판사에서 간행될 소설의 제목이 '쾌자풍(快子風 : 쾌자바람)'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이전에 잠깐 알려드린대로 의주포졸 지종희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입니다. 제목에서 나오는 쾌자는 의상으로 포졸(이나 하급군관)들이 입는 두루마기 같은 검은색 옷을 뜻합니다. 요즈음은 무당의 무복으로 구경할 수 있고, 사극에서도 많이 등장합니다만 포졸들이 입는 쾌자는 청렴, 혹은 단호한 집법을 상징하는 검은색이지요.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해학'을 위주로 합니다. 역사속의 가상 사건을 다루고 스케일도 꽤 있으며 무림도 조금은 등장하지만 무협이라기보다는 무협세계를 현실적으로 부정하는 의미가 더 크며, 무엇보다도 골치거리나 시름없이 웃게 (거의 아무 생각없는 주인공 지종희처럼) 하는 재미를 추구했습니다. 물론 안에 숨겨진 소재나 주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아서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역설적으로 과거를 통해서 보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극복(?) 같은 것을 깊이 숨겼다고나 할까요. 물론 아무 생각없이 장난질치고 웃기는 이야기가 꽤 많습니다만, 가장 큰 주안점은 주인공 지종희가 절대 그리 잘난 사람도, 생각이 깊은 사람도 아니고 스스로 의식조차 제대로 하지 못함에도 주변 상황이나 사회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도리어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스스로 세상을 바꾸고, 지종희 주변의 모든 것이 (개개인을 넘어 집단이나 국가, 역모나 반란 같은 역사적인 큰 사건 마저도) 지종희의 영향으로 뒤틀려지고 꼬이다가 도리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원만히(?) 해결되어 가게 됩니다. 더구나 지종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그런 영향을 주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자기 때문에 일이 그렇게 되는지 모르면서도 그렇게 만들지요. 이게 사실 제일 어려웠던 점이며, 집필에 힘들었던 어려웠던 점이기도 합니다. 사회속에서 주체의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개인의 존재를 부각시키며, 이론으로는 해결하거나 이해조차 힘들었던 것을 쉽게, 해학으로 버무려서 녹여내는 작업이 작가로서는 가장 힘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해학'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불과 1-20년 전만해도 우리 민족의 고유정서로 꼽히던 해학이란 말이 어느새인가 쏙 들어가버렸더군요. 웃음은 웃음이되 비판이나 풍자처럼 날서지 않고, 누구도 악의를 갖고 다치게 하지 않는 웃음이 바로 해학의 본질이라 생각합니다. 언젠가부터 그런 둥글둥글한 해학을 날서고 충혈된 뼈 있는 웃음이 주종을 차지하게 되었는지 개인적으로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물론 비판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지금처럼 주체를 잃고 비판을 위한 비판이 사방에서 성행하여 모두를 피곤하게 만드는 때라면, 지금이야말로 둥글둥글한 해학을 다시 꺼내어봄직도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쾌자풍에 실린 웃음은 약간의 풍자나 비판도 있긴 하지만 거의가 해학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니 부담없이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허나 그런 골치아픈(?)문제들은 굳이 찾고 싶거나 보고 싶으신 분만 찾으셔도 되며, 그냥 순수하게 껄껄 웃고 호탕하게 즐기셔도 좋습니다.

일단은 1권이 먼저 간행되지만, 현재 계획중인 마지막 5권까지 순차적으로 주욱 나올 예정입니다. 이미 원고 진척은 많이 해두어 여유를 갖고 나가고 있으니 일단 시리즈가 시작되면 출간시기에 조바심을 내시지는 않아도 될겁니다. 권수가 요즘 내는 책 치고는 좀 많은 편이라 부담(?)스러우실까봐 한권씩 출간하는 것 뿐입니다.

비룡소에서 출간되는 '고타마(전 1-2권)'이 마무리 작업 중입니다. 6월 말이나 7월 초 사이에 2권 (전체) 모두 동시 출간될 계획입니다. 미리 말씀 드렸다시피 이건 이미 클리셰화 되어버린 서양판타지 세계관을 일부러 갖다 썼지만, 보다 깊은 이야기를 논하고자 쓴 소설이며, 아동 및 청소년 용입니다. 교육적인 내용이 많고 심각해야 할 상황에서도 분위를 절대 심각하게 흘리려 하지 않았으니 성인의 시각으로 보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에게 심각함, 잔혹함, 처절함, 고뇌, 슬픔 같은 것을 미리부터 안겨주는 일은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정말 저는 질색입니다. 이견도 있으시겠지만 저는 그렇습니다. 세상의 아픈 면은 크면서 어차피 겪을 일인데 강하게 단련시킨답시고 미리부터 아이들에게 지옥도를 보여주는 것은 아주 싫어합니다. 나라가 망하고 괴물, 악마가 날뛰는 배경이지만 분위기는 따스하며, 유머러스하게 썻습니다. 절대 심각한 감정의 극단, 자극적인 면은 철저히 배제했습니다. 제 딸에게 보여주며 쓴 글이며, 제 딸을 비롯한 모든 아이들을 위해 쓴 글이기도 합니다. 힘은 무엇인지, 용기가 무엇인지, 사랑이란 무엇인지 깊이 들어가자면 깊이 갈 수도 있습니다만 아이들의 선을 넘지 않게 단초를 제공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며 나름 교육적인 면도 신경을 썼고 그런 생각 않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책이니 그런 면으로 기대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두 가지 소설 모두 지금까지 제가 써온 어느 소설들보다 재미를 강조했습니다. 허나 아울러 깊이 파고들면 지금까지 써온 어느 책보다도 나름 깊은 이야기를 꺼낼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물론 재미가 지식전달이나 깨달음 같은 것보다 결코 못할게 없다고 처음 글을 쓸 때 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믿는 저입니다. 여러분이 그냥 재미있게 보시기만 하셔도 여러분이 깊은 깨달음을 얻은 것과 마찬가지로 기쁘겠습니다.

기타, 다른 소식으로는 퇴마록 말세편 원고도 한창 진행중이며, 그와 더불어 외전 출간 계획도 추진중입니다만 그건 다음에 따로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조만간 출간(6월 말 에서 7월 초 사이) 될 이 두 가지 소설, 비록 염두에 둔 대상 독자층이 다르기는 합니다만 '쾌자풍'과 '고타마' 에 많은 성원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혁 -